내 생각
- 작성자 하해찬 (2018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2785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자기소개를 할 때면 학과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나는 교육학과 학생이기 때문에 학과가 어디냐는 질문에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답한다. 이 대화의 다음 상황에서 상대방이 하는 말은 대게 동일하다. 열에 아홉은 ‘무슨 교육학과’냐고 반문한다. 나 역시 그랬다. 나도 상명대학교 교육학과에 원서를 접수하기 전까지는 교육학과라는 학과가 있는지도 몰랐고, 애초에 학문의 존재 자체 여부를 알지 못했으니 관심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교육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조차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장래희망은 역사교사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역사를 좋아했고, 둘째,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어떤 게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공무원을 생각하게 되었다. 역사와 공무원. 이 둘을 융합하여 나온 결론이 역사교사였던 것이다. 실제로 역사교육과에 입학하여 1년간 관련된 수업을 수강하기도 했었다. 그 당시에 학교를 다니면서 나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는데, 이 때 느꼈던 미래에 대한 불안정성이 나에게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역사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역사교사가 되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직업도 한정적이었다. 결국 역사교사의 꿈을 포기하고 폭 넓은 방향성과 가능성을 가진 학과를 선택하고자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로 입학하게 되었다. 물론 앞서 얘기했듯 교육학에 큰 관심이 있어서 온 것도 아니고 교육학과에서 어떤 것을 가르치는지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지원한 것이었다. 그저 교육학과를 졸업하면 교원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과 사범대 내 복수전공을 통해 해당 과목 정교사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다. 즉 내가 교육학과를 지원한 목적은 조금 더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진로 고민을 위한 시간벌이, 그리고 보험용 교원자격증 획득이 전부였고 이것이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다.
여태까지 써 놓은 글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지금까지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취업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 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학년 때 까지만 해도 정말 막막했었다. 교육학이 어떤 학문이고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감이 전혀 오지 않았다. 그러나 학과 생활을 하며 전공과 연계된 다양한 활동을 접하다 보니 차츰 교육과 관련된 여러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헤이스타라는 대학 특성화 사업을 통해 청소년문화의집과 대안학교에 근무를 하며 각각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고, 교육 봉사 활동을 하며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또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교육학에 대해 보다 폭넓게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아직 2학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수업을 접하지는 못했고, 따라서 교육학이라는 것에 넓은 식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학과를 약 2년간 재학하면서 교육은 사회가 요구하는 특성, 또는 개인의 가능성을 이끌어낸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는 삶을 살아가면서 인간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항목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교육학은 교육학이라는 학문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태까지 배웠던, 그리고 곧 있으면 배우게 될 행정, 통계, 공학, 심리 등 모든 영역에 걸쳐 교육학을 접목할 수 있고 이는 교육학이 모든 분야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보통 내가 관심 가지고 있는 한 분야에만 관심을 갖고 다른 것에는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교육학과를 다니면서 그동안 한 분야에만 편협해 있던 시야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익숙하지 못했던 다양한 학문을 교육과 연계하여 접할 수 있었고, 이는 나의 사고를 더욱 확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을 짧은 기간 동안 쌓을 수 있었으며 세상을 바라볼 때 더욱 넓은 식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짧은 기간 동안 교육학과를 다니면서 느낀 감정이고 이 글을 쓰기 전에 고민하면서 알게 된 교육학과의 장점인 것 같다. 사실 아직 교육학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대답해 보라고 하면 명확하게 대답할 자신이 없다. 여전히 교육학은 나에게 낯설고 벽이 느껴지는 과목이다. 그러나 공부했던 기간보다 공부해야 할 기간이 더 많이 남은 만큼 교육학을 배워가면서 그 벽을 허물어 볼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교육학이 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